2013. 12. 10. 10:56

클라이멘타인 시스템

2. 클라이멘타인 시스템KLEIMENTEIN SYSTEM






  여기서 주인공은 또 남자아이. 금발벽안. 미형.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잃고 알 수 없는 하얀 가운을 입을 인간들에 의해 하얀 건물로 인도된다. 그리고 '보모'라는 존재와 함께 살아가게 되는데, 하얀 건물은 이상하지만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음. 아무도 그가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무조건 해가 지기 전에는 건물로 돌아와야 한다'는 룰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그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다. 소년은 그러나 이게 대해 알 수 없는 반항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성인이 되는 날 소년은 자신에 대한 기록을 타인에 의해 알게 된다. 타인이라고 해야할까 AI라고 해야할까, 여하튼 지급되는 단말기의 메세지에 그에 대한 모든 기록이 들어있었던 것. 그는 그제야 자신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점차적으로 순응해 감. 딱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게 되는 것도 아니었고 건물에는 (단말기에 의하면)그와 비슷한 인간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러니까. 그런 생각으로 인생을 살게 된다.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어릴 적의 기억이 진짜인가 혹은 주조된 가짜인가에 대해 고뇌하고 자해하고. 그가 그 모든 짓거리들을 그만둔 것은 자신을 부정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긍정도 받지 못했지만.

(중략)

  그리고 소년은 청년이 된다. 하지만 인공 신체의 결함으로 인해 발작을 겪게 되고 지독한 능력의 발현을 보여줌. 당시 ER에 있었던 연구진들 중 살아남은 이는 없었고 그에 관한 보고는 CCTV로 그들을 감시하고 있던 오퍼레이터에 의해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의 보모는 상부에 의해 바뀌게 되는데, 이번엔 보모라기보다는 철저하게 훈련된 그 또래의 능력자였음. 타인의 속내를 글자로 볼 수 있는 능력자. 그리고 주인공은 보모가 능력자라는 것만 알고 상부의 개라는 건 모름. 또한 주인공은 당시의 사건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사건 이전의 정상적인 기억들 중 일부도 덤으로 날아가버리고 만다.

  주인공의 몸상태는 점점 안 좋아진다. 하지만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으니 그냥 이게 당연한 거라고 여기며 별 생각이 없어짐. 하지만 보모는 이상을 감지하고 연구소의 연구원에게 따져묻기 시작하는데(연구원도 능력자니 생각은 읽지 못하고) 연구원도 그걸 처음 알았다는 듯 이야기 함. 그리고 별다른 이상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줌. 근데 이게 아무런 문제도 없으면 내가 적지도 않았겠지.

  건물은 외부로 나가는 통로가 사실 여러 개인데, 일종의 큐브 같은 공간을 일그러 뜨리는 형식을 사용해 지어져 있어서 주인공이 외출을 해도 방에서 곧장 바깥으로 나갈 수 있고 다른 이들이랑 마주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희박한 정도다. 근데 보모는 자기 상관의 명령에 의해 큐브의 센터로 들어가게 되고 존나 경악함. 건물 자체가 인간을 매개로 지속되는 것이었을 뿐더러 하얀 복도는 다닥다닥 벌집 같이 좁은 방으로 그득했다. 그 방에는 주인공과 비슷한 외형의, 나이는 제각각인 남녀가 각자의 보모와 함께 있었음. 문제는 다들 상태가 썩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것 정도. 상부는 보모에게 저건 '실패작'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그러면서 클라이멘타인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준다.

  클라이멘타인 프로젝트는 인위적으로 인간을 만들어내 그들이 의미하는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로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외모는 옛문헌 속에 등장했던 닉스의 DNA를 얻어 따오고 능력은 강제적으로 전이시켜 이식하는 등 그악스러운 실험이었음. 하지만 상위 계급의 능력을 가진 채 자아를 가지고 완성된 실험제는 현재까지 3명뿐으로, 각각의 이름은 일리야(나의 신은 하느님), 키리에(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베네딕투스(찬미받으소서)이며 모두 남성체이다. 지금까지 자아를 가졌던 여성체는 글로리아(대영광) 하나밖에 없었으며 그녀도 사망한지 오래라 상부는 밝힌다. 프로젝트는 가장 완벽한 인간을 창조하고 후에 그들을 신격화할 계획까지 담고 있었다.

  자아의 생성에 실패한 실험체들은 폐기물로 분류되어 뇌에 코드를 뚫어 큐브의 연료로 사용된 뒤 소각되거나 장기를 적출당해 거래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두 알게된 보모는 환멸감을 느끼고 이 모든 일에 대해 함구하고 더 이상 주인공을 감시하는 일을 그만두겠다 말하는데, 이에 상부는 한 마디로 답한다. 일리야(주인공)를 죽이겠다. 결국 보모는 분해하면서도 주인공의 곁으로 가 자신의 임무를 계속함. 그리고 점점 주인공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그저 감시자의 입장으로 있었지만 진실을 알게 되고나니 점점 주인공이 불쌍해 보이는 것.

  그 와중 주인공은 자꾸만 선명해지는 자신의 꿈 속에서 자신의 능력 중 하나를 기억하게 되는데, 그건 꿈을 '보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모가 상부에게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점점 그를 불신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또래의 친구니까, 꿈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넌저시 건네자 보모는 기겁을 하며 절대 의사들(연구원들)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겁을 줌. 보모는 나름대로 그를 지켜주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것. 이제 보모도 의사들도, 믿을 인간들이 없어진 주인공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AI들의 힘을 빌어 외부로의 외출이 아닌 내부로의 탐험을 감행한다.

  그는 입구조차 찾을 수 없던 어느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은 지하였다. 지하는 간간히 하늘의 빛이 직선으로 내리쬐는 동굴 같은 공간으로, 바닥에는 기이한 빛깔의 물이 고여 있음. 그리고 주인공은 그곳에서 늘 자신의 꿈 속에 나왔던 소년이 자란 것 같은 사내를 만나게 된다. 물빛 머리의 사내. 하지만 꿈 속과는 다르게 그는 물고기의 꼬리를 한 채였음. 그리고 그의 입가에선 투명한 점액질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에 닿는 순간 꼭 인간의 피처럼 검붉게 변함. 식겁한 주인공은 자신의 단말기에 할당된 AI에게 멘붕해서 ㅇㅇ이ㅣㅣ ㅇ이거 어떸캄? 이거 어떠카면 좋져?????? 이러다가 결국 보모를 부름(보모를 못 믿겠다며 난리를 부린 주제에 의지할 사람이 보모밖에 없었다……). 보모는 남자를 보자마자 낯이 익다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이 생성해내는 글자를 보고 남자에 대해 대강 알게 됨.

  그리고 점점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하는 순간 엄청난 사실을 알아낸다. 주인공이랑 사내가 닮았음. 특히 이목구비의 그 배치가. 그리고 상부에서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가 DNA를 제공한 닉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됨. 근데 사실 주인공은 사내를 어릴 적에 만난 적이 있으니까 DNA를 제공했다고 해도 그 주인이 사내일 수는 없음. 실제로 닉스의 DNA는 연구소측에서 인어 사냥이 이루어졌던 때의 것을 겨우 구해 사용한 거였고. 여하튼 보모는 알 수 없는 적개심으로 닉스를 상부에 보고하고 상부에서는 환장하게 좋아함. 당연하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던 닉스가 나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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