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1. 11:49

침묵의 요람

  이름은 쥬드 앤더슨. 남자아이이고 고아다. 지능은 대강 161 정도가 아닐까. 사실 연표를 정리해둔 게 어딘가에 있을텐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지를 않아서 정확하게 정리를 하기는 조금 어렵다. 쥬드는 4살 때부터 기억이 있다. 그 전은 어찌 생각해 보면 없는 것이 당연하고…… 여하튼 쥬드가 어느 정도 철이 들었던 때엔 이미 보육원에 있었다. 블라셰 제8지구에는 보육원이 5개 있었는데 한 지구는 보통 25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서 대강 다섯 구역 당 하나 꼴로 고아원이 있었던 셈이다. 그 중 제5보육원이 쥬드가 크고 자란 보육원. 각각의 보육원은 하나의 AI 오퍼레이터가 관리하는데 아이들을 다루는 곳이 되어 놓으니 오퍼레이터들은 모두 안드로이드 수트에 동기화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제5보육원의 오퍼레이터 시스템명은 Vlu-017이고 기기명은 미세스 블루도우(Mrs. Bludow). 다섯 개의 보육원의 다섯 개의 AI 오퍼레이터 중 (그나마)제일 최신 모델이며 모성애에 특화되어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 제5구역에서 제10구역은 블라셰에서 기실 슬럼가 취급을 받는 곳(Blurredtown; 블러드타운)이었다.

* 블라셰에서는 키드내퍼들이 집단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활동하는데 그들은 일반 가정의 자녀들을 납치하기도 하나 주로 블러드타운의, 새간의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아들을 주로 납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몸값을 요구하지 않고 아이를 납치한 후 사라지며 그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 보육원에 버려지는 아이들은 사지가 멀쩡하지 못해 부모에게서 버림 받은 경우가 많다. 물론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없어 아이를 버리거나 아이가 가출을 해 보육원으로 직접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보육원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소속된 아이들을 양육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교육을 포함한다(만17세까지).

* 인공배양되었으나 실패작으로 분류되는 아이들 또한 보육원에 버려진다.

* 미세스 블루도우는 파란 머리카락에 파란 옷,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쥬드는 제5보육원에서 퍽 얌전한 아이로 자랐다. 그런 그와 그나마 가장 친했던 아이는 한 살 위의 블리스 앤더슨. 참고로 쥬드와 블리스의 성이 앤더슨인 건 아니다. 앤더슨은 보육원 식별 코드이며 그 이상의 의미는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앤더슨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 여하튼 어느날 블리스는 돌연 실종되고 미세스 블루도우는 밤을 새어 가며 그를 찾는다. 맨 마지막 블리스를 목격한 사람은 쥬드였다. 쥬드는 그러나 사람들이 어째서 블리스가 닙치되었다 이야기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 블리스는 사실 키드내퍼을 자의적으로 따라간 것이었기 때문.

  미세스 블루도우는 무척이나 슬퍼하며 보육원의 아이들을 더욱 보호하려든다. 하지만 어느날 블리스가 보육원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녀는 무척이나 기뻐하는데, 블리스는 일주일 가량이 지난 뒤 쥬드에게 무언가를 떠보듯 묻는다. 이곳을 떠날래? 라고. 쥬드는 고개를 젓고 블리스는 그 다음날 다시 사라진다. 미세스 블루도우가 다시금 상심에 빠진 것은 또 말할 필요가 없다.


  서기 2980년, 인류는 급속한 과학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안드로메다(Andromeda) 은하의 하문(Hah-moon), 브라이타인(Breitein) 은하의 블라셰(Vlache)에 이어 인류가 거주 가능한 4번째 행성, 지크하르콘(Zik-harcon) 은하의 B-047을 발견하게 된다. B-047은 전체 행성 면적의 약 1/6이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행성 자체의 크기는 제1행성 지구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제3행성 블라셰의 최고 통치 기관 에르모니시아(Hermonitia)는 B-047의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고 약 300명에 달하는 인간들이 B-047에서 불과 보름 떨어진 B-047의 소위성 RN-771로 이송된다. 그들의 임무는 행성의 개발 및 연구, 조사에 앞서 그 무엇보다도 '생존'이었다.


  쉽(Spaceship)이 RN-771으로 향하는 15년의 기간 동안 사망자는 300명 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약 120명에 달하였으며 대부분은 정신적 문제로 인해 서로 간 척살을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번식하였으며 약 180명으로 줄어들었던 쉽 내의 인구는 RN-771에 달하였을 땐 250명 가량으로 늘어 있었다고 한다.


  B-047은 동 에르하(Ehrhaa)와 서 에르하, 이 두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극관에는 얼음이 얼어 있으나 이는 이산화탄소로 확인되어 사실상 B-047에 마땅한 수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¹으로 판명되었다. 불구하고 무리한 인구의 이동을 감행한 에르모니시아는 이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지하수가 존재한다."라고 말이다.


¹ 바닷물이 있으나 그 염분 농도는 약 170‰에 달한다. 이 바닷물을 증류할 시설이 아직 설비되지 않은 것 또한 이유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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